언젠가 한 번 쯤은 친구들과 감성이 터지는 와인바에 가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근사하게 와인을 먹는 상상을 했었는데 와인바에 가면 항상 와인 가격만 보면 저절로 메뉴판을 닫게 됐었다. 😂 하지만 이제 다들 사회인이고 이러려고 돈 벌지 하면서 큰 맘 먹고 평소 가고 싶었던 와인바를 예약했다. 우리가 간 와인바는 '유어 네이키드 치즈'라는 곳인데 신사 가로수길점과 성수 서울숲 그리고 부산 해운대점까지 총 3군데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갖가지 치즈와 버터, 파스타면, 소스 등 여러가지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을 재료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와인 러버들에게는 환장할만한 쇼핑 사이트인 듯 하다.
내가 갔던 신사 가로수길점은 가로수길 메인 거리가 아닌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데 골목 중에서도 안쪽에 위치해서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마들렌이 유명한 '에뚜왈'을 지나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나오는데 그 길로 쭉 들어가다 보면 왼쪽에 건물이 있고 건물 문에 '유어 네이키드 치즈'라고 작게 쓰여 있으니 그 건물 4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나름 길을 잘 찾는 편인 나도 헤멜 정도였다. 🙄 특히나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으로 올라가다보면 여기가 몇 층인지 감이 잘 안 와서 그런지 층마다 '유어 네이키드 치즈'가 4층이라는 안내지가 붙어져 있다.
4층에 도착하면 건물의 제일 꼭대기고 문에 '유어 네이키드 치즈'라고 적혀져 있다. 4층 앞에는 다 마신 와인병으로 장식이 되어 있어서 누가 봐도 와인바라는 걸 알 수 있을 만큼 예쁘게 와인병이 놓여져 있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와인병들의 행렬.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이다. 레드 와인부터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스파클링 와인 등등 예쁜 색깔이 자연빛에 비치는 걸 보니 안구 정화가 되는 느낌이었다.
3명이서 방문 예정이라 우리는 전날 미리 예약을 해 놓고 갔었는데 안타깝게도 '유어 네이키드 치즈' 쪽에서 착각을 하는 바람에 2인석 자리로 잘못 지정해 주어서 어쩔 수 없이 식탁을 붙여 앉을 수 밖에 없었다. 테라스 자리(오른쪽 사진)도 추천해 주셨지만 너무 썰렁하고 아무 것도 없어서 차라리 식탁을 붙여 앉더라도 실내가 낫다 싶어서 실내 자리에 착석했다. 우리 옆 쪽으로도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자리는 찍지 못했지만 총 11명이나 12명쯤 앉을 수 있는 듯 보였다. 아무래도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 좌석에서 부엌 쪽을 바라보면 이렇게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재료 박스들로 꾸며져 있다. 색깔도 다양해서 소품샵 같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오픈형 주방이라서 주방에서 직접 쓰는 소스통까지 보이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와인을 좋아하면서도 소품샵 구경을 좋아하는 사람들 취향을 저격하기에 완벽한 공간이다.
음식 메뉴는 밥이 될만한 메뉴는 없고 정말 와인 안주로 먹을만한 정도의 메뉴 밖에 없는 건 조금 아쉽다. 물론 와인바 자체가 밥이 되는 메뉴를 파는 곳은 아니지만. 🤤 우리는 저녁 시간에 만나서 간 거라 밥을 대신 할 메뉴가 필요했다. 그 중에 그나마 고른 메뉴가 가장 대표 메뉴인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와 '마라 떡볶이 & 부라타' 를 우선 시키고 더 시켜야 할 것 같으면 추가 주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는 '유어 네이키드 치즈'의 시그니쳐 치즈 플래터로 '유어 네이키드 치즈'에 방문한다면 필수로 시켜야 할 메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마라 떡볶이 & 부라타'는 친구들이 맛있어 보인다고 해서 주문했던 메뉴다.
'유어 네이키드 치즈'의 와인 리스트다. 역시 와인바 답게 다양한 와인이 준비 되어 있었다. 초록색으로 (N) 이라고 되어 있는 와인들은 내추럴 와인으로 아무 것도 추가하지 않고 빼지 않은 천연 와인을 말한다. 하지만 내추럴 와인은 역시 내추럴 와인인 만큼 가격이 손이 떨리는 가격이고 어차피 와인은 먹어도 큰 차이를 모르기도 하고 레드와 화이트는 딱히 끌리지 않았고 로제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중에 고민하다 로제 와인 중에 가격이 가장 무난한 와인이자 핑크색의 보르도 로제 와인 '엉 끌로 드 비오' 으로 주문했다.
와인을 주문하면 첫 잔은 이렇게 직접 따라 주신다. 선홍빛의 로제 와인이 영롱하게 빛나는 와인. 잔도 감성적이게 예뻤지만 굴곡진 면 때문에 마실 때는 한껏 목을 뒤를 젖혀야 했다. 😂 와인을 주시면서 이미 시원해져 있는 와인이라 칠러가 필요가 없을 거라고 하셨지만 칠러가 필요하면 요청해도 괜찮다고 하셔서 우리는 칠러를 요청했다. 와인 칠러란, 와인을 시원하고 맛있는 온도를 유지 시켜 주는 용도의 와인 악세서리다.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 ₩25,000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의 등장이다. 형형색색의 치즈가 예쁘게 나열 되어있는 치즈 플래터다. 쉐프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직접 들고 오셔서 어떤 치즈인지 설명은 다 해 주시긴 했는데 너무 많은 종류의 치즈인데다가 처음 들어보는 치즈 이름까지 있어서 사실 기억은 나지 않는다. 🙄 알기로는 매일 엄선되는 15가지의 치즈가 나온다고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진 기준 오른쪽 아래에 있는 치즈가 가장 맛있었고, 그 옆 브라운 치즈도 달달한 치즈 맛을 최고조로 느낄 수 있어서 와인과의 합이 잘 맞는 편이었다. 그리고 청포도와 플레인 치즈도 조합이 참 좋아서 청포도의 상큼함과 치즈의 느끼함을 함께 맛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체리 위로 있는 치즈는 치즈 푸딩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식감이 별로라 다들 맛만 보고 그 뒤로는 손을 대지 않았던 치즈다. 치즈 맛은 나지만 말 그대로 치즈 푸딩이라 식감이 약간 슬라임을 먹고 있는 느낌이랄까. 😂 그래도 다른 치즈들은 각각 다 맛있어서 치즈 별로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메뉴였다.
'마라 떡볶이 & 부라타' ₩18,000
다음으로는 '마라 떡볶이 & 부라타'가 나왔다. 이 음식은 나오기 전부터 우리들의 코 뿐만 아니라 식당 내에 있는 손님들의 코를 자극한 주인공이다. 다른 테이블에서 지금 이 냄새는 어떤 음식의 냄새냐고 묻기도 했을 정도로 향이 아주 강렬했고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마라 러버들한테는 아쉬운 소식이겠지만 마라 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아서 마라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에게도 거부감이 없을 만큼 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위에 하얀 것이 부라타 치즈고 그 옆으로 뿌려진 소스는 마라와 잘 어울리는 땅콩 소스였다. 땅콩 소스가 고소하고 달달해서 맵단의 진리를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전체적으로 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와인 안주라기보다는 맥주 안주에 더 가까운 느낌이랄까? 어쩌면 스파클링 와인과 먹으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었다.
페퍼로니 피자롤 ₩6,000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와 '마라 떡볶이 & 부라타'로 만족을 하지 못한 우리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2차 전에 간단히 더 먹을 수 있을만한 음식을 고르다가 주문하게 된 '페퍼로니 피자롤'이다. 처음에 '페퍼로니 피자롤'이 나왔을 때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크기가 거의 한 입 거리.... 😏 세 명이서 먹어야 하는데.... 😏 결국 저걸 3등분 해서 총 6등분으로 두 입 씩 먹었다. 😂 맛은 그냥 딱 페퍼로니 피자롤 맛이다. 이 메뉴는 비추천이다.
하지만 하나 추천하는 것은 피자롤 옆에 있는 핫소스인데 저 귀여운 핫소스를 추가로 가지고 올 수 있어 기념용으로 가져가기에 딱 좋다. 새끼 손가락만한 크기의 핫소스. 너무 귀엽다. 😁
해가 지면 또 다른 분위기의 '유어 네이키드 치즈'다. 와인 선반에 불빛이 들어와 자연빛에 비칠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우리가 먹는 사이 옆 자리가 비어서 옆 자리도 한 번 찍어보았다. 건물의 맨 꼭대기 층이다 보니 넓게 펼쳐진 하늘도 볼 수 있는데 해가 질 때 보면 와인에도 취하고 노을에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와인바의 매력을 한껏 담은 '유어 네이키드 치즈'. 와인바인 것치고 나쁘지 않은 가격에 예쁜 사진들도 많이 남길 수 있어 주변 지인들한테도 추천하고 싶을 뿐더러 가족들과도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유어 네이키드 치즈' 주변에 거주한다면 배달도 가능하니 홈파티나 한강 나들이 때 와인과 함께 치즈를 즐기고 싶다면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 주문을 추천한다. 와인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날마다 달라지는 3~4가지 와인을 글라스로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부담 없이 방문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 유어네이키드치즈 신사
✅ 주소 :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10길 35-1 4층
✅ 영업시간 : 수요일 - 일요일 오후 2시 ~ 오후 11시 / 매주 월요일, 화요일 휴무
✅ 배달, 포장, 예약, 반려동물 동반
✅ 문의 : 0507-1330-9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