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 갈비찜 맛집으로 유명한 '소옥'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디저트로 뭐가 좋을까 하다가 경주가 많이 덥기도 하고 햇빛도 너무 세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빙수를 먹기 위해 빙수 맛집을 찾아 나섰다. 사실 미리 알아 보기도 했던 집이라 고민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다. 녹차 아이스크림과 녹차 빙수로 유명한 집 '녹아' 라는 곳이었는데 '녹아'의 뜻은 '녹차 아이스크림'의 준말이라고 어디선가 보았다. 진짜 이런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녹아'에서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대표로 하는 메뉴들이 많았다.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인테리어만으로도 귀여움과 산뜻함을 주었다. 지하철역을 생각나게 하는 인테리어로 '녹아' 역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여기에 앉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았다.
들어가자마자 젤라또 쇼케이스가 가장 눈에 띄었다. 특이하면서도 맛있어보이는 여러 가지의 젤라또가 보였다. 그 중에서도 가운데에 있는 초록색 젤라또가 눈에 띄는데 누가 봐도 녹차 젤라또이다. '녹아'는 녹차 아이스크림 메뉴가 대표적인 만큼 녹차 아이스크림을 총 4단계로 나누어 수제로 만들어진다.
녹차 맛은 약하고 단맛은 강한 '녹차 입문용 1단계', (녹차 ■□□□ / 단맛 ■■■■)
녹차 맛이 좀 더 강해지고 단맛은 약해진 '녹차 중급 2단계', (녹차 ■■□□ / 단맛 ■■□□)
녹차 맛이 한 단계 더 강해지고 단맛은 아주 조금 느껴지는 '녹차 3단계' (녹차 ■■■□ / 단맛 1, 1/2)
녹차 맛이 최고조에 달하고 단맛은 거의 없는 '녹차 4단계' (녹차 ■■■■ / 단맛 1/2)
우리는 젤라또가 아닌 '대릉원 녹차 빙수'를 주문했는데 빙수 또한 녹차의 단계를 선택해야 했다. 우리는 녹차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단맛도 약간 있었으면 좋겠어서 '녹차 중급 2단계' 빙수로 선택했다. 녹차 맛이 더 강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혹시나 너무 쓴 맛이 강할까봐 욕심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녹아'는 1인 1메뉴 주문이 필수였는데 빙수가 2인분이라서 젤라또도 하나 시키기로 했다. 젤라또는 한 컵에 한 가지 맛 혹은 두 가지 맛까지 고를 수 있었다. 무슨 맛을 고를까 하다가 '녹아'에 가기 전에도 봤던 메뉴였지만 '건빵' 맛이 특히 인기메뉴라고 해서 '건빵' 맛과 '녹아' 추천 메뉴인 '호지차(볶은 녹차)' 맛을 선택해서 주문했다.
'녹아'에는 젤라또와 빙수 종류 말고도 커피 종류와 에이드, 차 종류도 다양하게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대릉원젤라떼도 맛있어 보였지만 다음 경주 여행을 가게 된다면 그 때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하고 패스.
포장도 가능했다. 2가지맛은 350cc로 13,000원, 3가지 맛은 500cc로 18,000원의 가격이었다. 포장을 하게 되면 아이스팩과 보냉팩까지 챙겨 주고 최대 50분에서 1시간 정도 보냉이 가능하다고 한다.
1층에도 자리가 있었지만 우리는 2층 자리로 향했다. 2층은 나가서 왼쪽 편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갈 수 있었다. 2층은 노키즈존이다. 자리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고 가운데 있는 4인용 테이블이 아니면 꽤 불편해 보이는 바 의자 형식의 의자였다. 우리가 갔을 때는 운 좋게도 가운데 4인용 테이블 하나가 마지막으로 비어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지만 주문하고 나서 자리를 찾으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으니 주문하기 전에 미리 자리를 잡는 것을 추천한다.
'대릉원 녹차 빙수'는 양이 적은 편도 많은 편도 아니었다. 옆으로 같이 나온 것들은 팥 토핑과 녹차 라떼도 함께 제공 되었는데 취향에 맞게 뿌려 먹으면 된다. 우리는 그래도 본래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빙수 자체만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녹차 맛의 씁쓸함이 단맛보다 강한 느낌이라 당황했다. 😂 단맛이 더 강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녹차 맛이 더 강해서 진한 녹차맛을 원했던 우리한테는 오히려 좋았다. 하지만 먹다 보니 단맛을 더 느끼고 싶어져서 함께 나온 녹차 라떼를 먼저 아주 조금 부어서 먹어봤는데 그제서야 단맛이 더 추가 되어 더 부드러운 식감의 빙수를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 처음에는 조금 부었던 녹차라떼를 왕창 부어 먹게 되었다는 그런 웃픈 썰이 있다. 하지만 녹차 라떼를 붓기 전에도 충분히 진한 찐녹차 빙수의 맛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젤라또! 사진을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게 호지차(볶은 녹차)맛, 오른쪽이 건빵 맛이었는데 맛을 정말 어떻게 이렇게 구현해냈을까 싶은 맛이었다. 물론 호지차는 먹어본 적이 없는 터라 달달함이 강한 녹차 아이스크림 맛에 가까웠고 내가 느끼기에는 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약간의 메로나 맛도 나는 듯 했다. 그리고 건빵 맛은 정말 우리가 자주 먹는 건빵 과자의 맛과 똑같아서 먹으면서도 너무 매력적이어서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왜 건빵 맛이 인기 메뉴인지를 확인 시켜 주는 맛이었다.
더운 여름, 뙤약볕에 황리단길에서 시원한 젤라또와 빙수로 몸과 마음의 열기를 잠시 식히고 싶거나 식사 후 디저트, 혹은 간식 거리로, '녹아'에서 잠깐이나마 더위를 식히며 차가운 달달함을 더해 기분과 입맛을 리프레쉬 시켜 보는 것이 경주 여행이나 데이트 루트에서 최적의 선택이 않을까 싶다.
📍 녹아
✔ 주소 : 경북 경주시 포석로1068번길 21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 30분 ~ 오후 8시 / LAST ORDER 오후 7시 20분 / 홀 마감 1층 오후 8시, 2층 오후 7시 30분
✔ 포장, 무선 인터넷, 제로 페이 가능, 1층 예스키즈존( + 반려동물 입장 가능) , 2층 노키즈존( + 반려동물 입장 불가)
✔ 문의 : 0507-1308-1422
주차는 황리단길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