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점심 약속이 잡혔다. 친구가 가고 싶던 카페가 있었어서 그 카페 주변에 있는 브런치 집을 찾던 중 발견하게 된 브런치 맛집 '에드엣 add.'. 'add' 단어에 '.'이 붙어 '에드엣'이라 읽는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약속 며칠 전 미리 예약을 해 두었지만 생각보다 자리가 많아서 예약을 하지 않고 갔어도 자리가 있었을 듯 하다. 에드엣은 건물 반층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처마로도 그렇고 테라스 자리가 하얀 천으로 가려져 있어서 간판이 잘 안 보이다 보니 잘못하면 못 찾고 지나갈 뻔했다. 하얀 천만 없어도 좋을 듯 한데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밖에서 봤을 때는 가게 자체가 커 보이지는 않았는데 들어와 보니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자리도 꽤 많았다. 10 테이블 정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미리 예약을 한다면 단체석으로도 가능할 듯 싶다. 벽면의 하트 네온 사인이 귀엽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했어서 자리가 미리 정해져 있었는데 우리 자리 뒤쪽인 벽면에는 상당히 많은 와인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인테리어용으로도 좋긴 했지만 '에드엣' 자체가 내츄럴 와인바이기도 해서 브런치와 함께 와인을 즐기기에 좋은 음식점이었다. 물론 우리는 점심에 갔기 때문에 와인을 마시기 애매한 시각이라 그냥 물과 함께 식사했지만 저녁에 오게 된다면 와인과 함께 먹으면 맛이 두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메뉴판에 있는 와인 리스트를 보니 어마어마한 양의 와인이 준비 되어 있어서 어떤 와인을 원하든 맛있는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브런치 메뉴로는 간단한 스낵 종류, 사이드 류, 샐러드, 바오, 메인 디쉬, 디저트 종류가 있었는데 스낵 종류는 양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2명이서 파스타 1개와 스테이크 1개, 그리고 스낵 종류 1개를 주문했다. 파스타는 내가 최근에 꽂혀있는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소이 버터 트러플 오일 파스타'와 메인 메뉴 중에서는 '살치살 스테이크'를 시켰다. 그리고 스낵류 중에 '가래떡 고추기름 말린새우'가 특이하고 맛있다고 친구가 추천해서 그렇게 3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는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나왔다.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소이 버터 트러플 오일 파스타'. 나중에 다른 음식들이 나오면 같이 먹으려고 면 한가닥만 먼저 건져 먹었는데 면 한가닥에서도 역시 트러플 향이 제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위에 올려져 있는 싱싱한 루꼴라가 오일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파스타를 거의 다 먹은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루꼴라 밑에 수란이 숨겨져 있다. 사실 처음부터 파스타와 함께 수란을 터트려 비벼 먹었어야 했는데 수란이 있는 걸 모르고 그냥 면만 건져 먹은 파스타가 되어버렸다. 😅 마지막 한 입만이라도 수란과 함게 먹어보고 싶어서 수란을 터트려 면과 함께 먹었는데 너무 많은 양의 수란과 비벼져서 그런지 트러플 향이 없어져버렸다. 😂 '소이 버터 트러플 오일 파스타'를 시키면 꼭 처음부터 수란과 함께 먹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자.
다음으로는 스낵류 메뉴였던 '가래떡 기름 말린새우'다. 가래떡을 기름 떡볶이처럼 구워서 양념에 버무린 다음 건새우를 뿌려 감칠맛을 더해 준 메뉴였다. 옆에 함께 나온 소스는 약간 머스타드와 마요네즈가 섞인 소스 맛이었는데 떡과의 조합이 좋았다. 나는 건새우가 내는 향과 맛 때문에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양념된 떡볶이와 함께 먹으니 건새우 특유의 맛이 살짝 은은하게 풍겨졌다. 새우 맛은 너무 세지 않아서 좋았는데 대신 양념이 너무 많이 묻어있으면 양념 간이 조금 센 편이라 나중에는 양념을 걷어 먹었다. 오히려 양념이 묻지 않은 떡 안쪽 부분이 더 담백하니 맛있었다.
바로 이어 스테이크도 함께 나왔고 스테이크를 직접 요리하신 쉐프님이 나와서 음식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스테이크는 살치살 부위로 구워진 스테이크였고 작은 통감자와 감자 아래 노랗게 뿌려져 있는 소스는 단호박으로 만든 퓨레 소스라고 하셨다. 그리고 사진을 기준으로 위쪽에 자그마하게 놓여져 있는 소스는 무화과에 겨자를 섞은 무화과 겨자 소스였는데 단호박 퓨레도 그렇게 무화과 겨자소스도 그렇게 자극적인 소스가 아니어서 스테이크 본연의 맛을 느끼기에 적당했다. 특히 무화과 겨자소스가 스테이크와 잘 어울렸는데 마치 홀그레인 머스타드와 비슷한 맛이었지만 홀그레인보다는 덜 자극적이어서 좋았다.
스테이크를 2명에 맞게 구워주신 건지 길쭉하게 2덩이를 구워주셨는데 굽기를 따로 여쭤보시는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미디움 레어 굽기로 구워주셔서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굽기 정도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단호박 퓨레는 통감자와의 조합이 좋았는데 통감자는 겉은 굉장히 바삭했고 익기는 너무 푹 익혔다기 보다는 적당히 익었을 때쯤에서 멈춘 익기여서 씹는 맛이 느껴지는 감자 구이였다. 어쩌면 푹 익은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살짝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나는 감자라면 다 좋아서 맛있게 먹었다. 🤤
와인과 함께 먹었으면 더 맛있는 식사가 되었을 것 같은데 점심 시간이라 먹지 못한게 살짝 아쉽다. 메뉴를 생각하지 않고 가서 즉흥적으로 시킨 메뉴였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음식이 다 맛있어서 꽤 만족했던 식사였다. 그리고 직접 요리해 주신 쉐프님께서 나와서 직접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주시는데 가격도 괜찮아서 간단한 브런치 약속 장소나 소개팅 장소로도 괜찮을 듯 싶다. 와인과 함께하는 브런치는 다음 기회를 노려 본다.
📍 에드엣 add.
✔ 주소 :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10길 30-9 지하 1층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 30분 ~ 오후 11시 / 매주 월요일 휴무 / BREAK TIME 오후 3시 ~ 오후 5시
✔ 단체석, 포장, 배달, 예약, 무선 인터넷, 반려동물 동반 입장 가능
✔ 문의 : 0507-1460-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