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가로수길에도 랜디스 도넛이 생겼네. 언젠가 한 번은 가 봐야지. 하고 시간이 흘러 흘러도 맘 먹고 가보지 못 하다가 정말 가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어서 친구 덕분에 드디어 가 보게 된 '랜디스 도넛'. 금요일 3시에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도넛을 사러 온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도넛을 먹겠다는 생각만으로 한 끼도 먹지 않고 배가 엄청 고픈 상태에서 방문했는데 줄이 꽤 길어서 당황한 채로 입장했다. 들어가서 보니 역시 줄이 상당했는데 주문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는 편이어서 줄이 금방 줄어들었다. 그러니 줄이 길다고 포기할 정도는 절대 아니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내부 좌석은 이렇게 한 10개 좌석 정도가 준비 되어 있다. 생각보다 넓지도 않고 자리도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오랜 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거나 일을 하기 좋은 카페는 아니었다. 그저 딱 도넛을 먹고 떠나기에 좋은 정도.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은 도넛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자리를 맡아 놓을 수는 없어서 가게에 입장했을 때 자리가 있었어도 주문을 하지 않으면 먼저 주문을 한 사람에게 자리를 뺏길 수 있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 먹기를 원하면 자리가 날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운 좋게도 내가 주문을 끝냄과 동시에 자리가 나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먹을 수 있는 팁으로는 저녁 시간에 맞춰서 가면 그 때는 다들 저녁을 먹으러 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자리가 텅텅 비게 된다. 그 때를 노리고 가면 좋을 듯 하다.
랜디스 도넛은 안에서 먹고 가든 테이크 아웃이든 상관 없이 무조건 상자에 담아서 준다. 안에서 먹고 갈 경우에는 그냥 접시에 담아서 줘도 좋을 것 같은데 왜 굳이 종이 낭비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 상자에 담아 도넛을 받아오면 접시와 포크, 나이프를 셀프로 가져와야 한다.
랜디스 도넛은 새벽 5시부터 각 지점의 베이커와 데코레이터가 직접 생산한다고 한다. 그러니 도넛 반죽 자체가 쫀득쫀득할 수 밖에.
도넛의 종류가 상당히 많다. 전에 갔던 '올드 페리 도넛'에 비해 종류도 많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도넛은 맛과 모양, 데코에 따라 분류가 되어있었다.
Classic 합리적인 가격과 클래식한 맛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도넛 ₩2,200
Deluxe 특별한 혼합재료와 토핑으로 완성한 디럭스 도넛 ₩2,500
Fancy 다양한 재료가 듬뿍 들어간 오버사이드 도넛 ₩2,900
Premium 여러분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랜디스도넛만의 특별함 ₩3,300 ~ ₩3,500
비슷한 도넛 매장인 올드 페리 도넛과 어쩔 수 없이 비교를 하게 되는데 크기와 도넛 디자인(?)은 올드 페리 도넛과 비슷했으나 가격 차이가 꽤 나서 또 도넛을 먹고 싶은 날이 온다면 나는 랜디스를 더 많이 방문할 것 같기는 하다. 맛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랜디스가 훨씬 종류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올드 페리 도넛보다 더 내 입맛에 맞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올드 페리 도넛을 방문했을 때는 많은 종류의 도넛이 솔드 아웃 되어 있어서 다양하게 맛 보지는 못 했다. 😂
도넛 갯수에 따라 포장 용기가 달라졌는데 도넛 1개와 2개까지는 종이백에 포장이 가능했고 3개부터는 무조건 박스 포장에 포장을 해야만 했다. 물론 박스 값이 추가 된다. 3개부터 4개까지는 소 박스, 5개부터 8개까지는 중 박스, 9개부터 14개까지는 대 박스에 포장해 주는데 친구가 9개를 주문하는 바람에 대 박스를 받았는데 정말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될 정도의 박스 크기였다. 🤣
랜디스 도넛의 메뉴는 날마다 다르게 준비 되고 있었다. 오늘의 메뉴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화로 문의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애플 프리터가 굉장히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이 날은 그 도넛은 먹어볼 수 없었다. 😭 괜히 없다고 하니 더 먹어보고 싶은 심리.... 😥 형형색색 도넛이 예쁘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도넛은 스모어 도넛이었는데 초코가 발려진 도넛 위로 큰 마시멜로우 4개가 올려져 있었다. 친구가 저 메뉴를 이전에 먹어봤었는데 기대 이상이라 또 먹고 싶은 마음에 재방문한 이유가 바로 저 스모어 도넛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스모어 도넛을 구매했고 가장 많이 팔리는 베스트 메뉴 1위 글레이즈 도넛, 2위 버터 크럼 도넛과 마지막으로는 가로수길점에만 있다는 스프링 어니언 도넛까지 총 4개를 구입했다.
그리고 도넛 주문할 때 워낙 빨리 주문해야 하는 분위기라 이왕이면 주문할 메뉴를 미리 결정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오래 고민하다 보면 줄 서 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아주 살짝 느껴지고 눈치가 보이기 때문. 🙄 그러니 되도록이면 어떤 메뉴를 구매할 지 미리 고민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마시멜로우 4개가 얹혀진 스모어 도넛을 기준으로 스모어 도넛 위 초록 빛을 내는 파가 들어있는 것이 스프링 어니언 도넛, 그리고 그 왼쪽으로 하얀 가루가 뿌려져 있는 것이 버터 크럼 도넛, 그리고 그 아래에 기본 도넛이 글레이즈 도넛이다.
아무래도 스프링 어니언 도넛이 도넛 맛이기보다는 음식 맛에 가까울 것 같고 그만큼 자극적일 것 같아서 그나마 그 중에 제일 자극적이지 않을만한 도넛을 먼저 먹기로 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글레이즈 도넛. 글레이즈 도넛은 나름 익숙하다. 예전부터 많이 먹어왔던 크리스피 도넛과 비슷한 맛이다. 맛은 비슷하지만 식감은 크리스피 도넛보다는 조금 더 씹히는 식감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크리스피 도넛이 워낙 촉촉하고 거의 씹는 맛이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탓에 두 입이면 다 없어지는데 랜디스 도넛은 촉촉하면서도 식감이 살아 있어서 글레이즈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버터 크럼 도넛은 감히 최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고소함과 안에 들어있는 버터 크림의 담백함이 입 안에 가득 찼고 거기에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마시니 고소함이 두 배가 되었다. 버터 크림이라고 해서 느끼할 줄 알았는데 느끼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약간의 달달함이 섞여 내 도넛 취향을 완전히 저격한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버터 크럼 도넛은 랜디스 도넛에 방문할 때마다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비주얼 깡패 스모어 도넛. 사실 마시멜로우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주문했던 메뉴였다. 친구가 엄청나게 극찬을 한 터라 사실 기대가 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보기만 해도 달달함의 끝판왕일 것 같아 미각이 잔뜩 긴장 되어 있는 채로 4등분 중 한 조각을 먹었는데 역시 비주얼 그대로 달달함의 끝이 내 목구멍을 강타했다. 근데 기분 나쁜 달달함이 아니라 기분이 좋아지는 달달함 덕분에 갑자기 당이 확 오르는 느낌이었다. 4등분을 해서 2개씩 나눠 먹었는데 스모어 도넛의 끝없는 단맛 때문에 나는 딱 두 조각까지가 알맞았던 것 같다. 😂 마시멜로우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마시멜로우의 찐덕함이 느끼함을 줘서 목을 막히게 했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달달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꼭 먹어야 할 메뉴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는 왠지 한국의 맛이 날 것 같은 스프링 어니언 도넛. 어니언 크림이 발라져 있고 그 위로는 파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 그리고 가장 위쪽으로는 치즈를 불로 약간 그을려 익혀 놓은 상태로 보였다. 스프링 어니언 치즈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먹어봤는데 생각 외로 맛있었다. 달콤한 도넛은 아니고 차라리 베이글에 비슷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양파와 파가 섞여 있는 토핑이다 보니 어쩌면 피자를 먹는 듯 하기도 했다. 그을린 치즈가 주는 불맛도 일품이었다. 도넛에서 불맛이 난다니. 스프링 어니언 도넛까지 먹으니 슬슬 물리기 시작했다. 물리기 시작할 때쯤이 다 먹었을 시점이라 다행이긴 했지만 처음에는 스프링 어니언 도넛 때문에 물리나 싶었지만 내 생각에는 극강의 단맛을 느끼게 해 준 스모어 도넛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
MZ 세대, 인싸가 되고 싶다면 랜디스 도넛 포토존 앞에서 사진은 찍어 줘야지.
미국에서 탄생한 유명 도넛 브랜드였기도 했지만, 특히나 영화 '아이언맨2'에서 주인공인 스타크가 랜디스 도넛 조형물 위에 앉아 도넛을 먹고 있는 장면이 유명해지면서 '아이언맨 도넛'으로 더욱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한국에도 랜디스 도넛이 정착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유명 도넛을 먹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직접 먹어보니 왜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은지도 충분히 알았고 워낙 인기가 많으니 굳이 리뷰를 올리지 않아도 되지만 빵 가격이 오르는 추세에 가격도 꽤 합리적인 곳이라 도넛 맛집으로 꼭 추천하고 싶은 곳. '랜디스 도넛'이다.
한국의 랜디스 도넛은 서울 가로수길점, 안국점, 연남점, 대구 동성로점, 제주 애월점 총 5곳에 위치하고 있다.
📍 랜디스 도넛 RANDY'S DONUTS
✅ 주소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5길 16
✅ 영업시간 : 오전 11시 ~ 오후 9시 / LAST ORDER 오후 8시 30분
✅ 발렛주차 가능(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앞), 포장, 남/녀 화장실 구분, 와이파이
✅ 문의 : 0507-1410-3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