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딱 한 번 가 본 더현대 서울에서 오랜만에 약속이 생겨서 두번째 방문을 하게 되었다. 평일 중에서도 평일인 화요일에 방문했는데도 불구하고 점심 시간이라 그런지 어딜 가나 사람이 넘쳐났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음식점도 그렇고 카페도 그렇고 웨이팅을 안 하는 곳이 없을 뿐더러 기본적으로 10팀, 20팀은 그냥 넘었다는 것이다. 나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는데 같이 만나는 친구가 이렇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어서 우리가 가기로 한 음식점에 미리 어플을 이용해 웨이팅을 걸어놓았다. 그래도 많이 기다린 건 어쩔 수 없는 현실. 원격 웨이팅은 '더현대 서울' 어플을 통해 가능하다고 하니 점심 식사를 위해 더현대를 방문한다면 꼭! '더현대 서울' 어플로 원격 웨이팅을 걸어 놓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가게 된 집은 더현대 서울 6층 식당가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 맛집인 '랑만'이라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푸드 코트 쪽에 있는 음식점을 가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요즈음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음식점을 찾다가 알게 된 집이었다. 블로그에 올라 와 있는 사진으로는 분명 단독 음식점이었는데 가보니 푸드 코트와 다름 없는 음식점이어서 당황했다. 하지만 이미 웨이팅도 걸어 놨고 어느 음식점을 가든 값비싼 곳이 아니면 이런 음식점들인 것 같아 웨이팅 순서를 기다렸다.
'랑만' 앞에 웨이팅을 걸어 둘 수 있는 태블릿도 있긴 했다. 번호를 입력해 놓으면 입력된 핸드폰 번호로 입장 여부를 알려 주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어플로 미리 웨이팅을 해 놓은 상태라 따로 등록할 필요는 없었다. 낮 12시 기준 18팀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이걸 과연 기다릴 수 있을까 싶었지만 많은 웨이팅에 놀란 탓인지 사람들이 많이 빠져서 금방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2명이어서 그런 걸 수도 있긴 한 것이 테이블 자리가 아닌 바 자리에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싶었지만 얼른 식사를 하고 자리를 옮기고 싶었던 마음이라 그냥 바 자리에서 먹는 것을 선택했다.
음식점에 입장 전 웨이팅 태블릿 옆쪽으로 한 장으로 된 메뉴판을 미리 볼 수 있었는데 그 메뉴판에는 세트 메뉴가 없어서 단품으로만 주문이 가능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세트 메뉴가 있어서 긴가민가 했지만 음식점에 들어온 후 받아본 메뉴판에는 세트 메뉴가 있었다. 친구가 반쎄오가 먹고 싶다고 해서 선택하게 된 국물 있는 소고기 쌀국수, 분짜, 반쎄오를 함께 먹을 수 있는 2인 세트 메뉴 A로 선택했다. 메뉴판을 보니 메뉴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까봐 사람 명수에 맞게 세트 메뉴가 있다 보니 주문할 때 따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굉장히 편했다.
'랑만'에서는 하절기 신메뉴로 해신 쌀국수도 출시 되었다. 날마다 30인 한정으로 판매 되는 한정판 메뉴여서 궁금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본에 충실한 것이 제일 후회 없는 선택일 것 같아 주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랑만'에서는 베트남에서 먹어볼 수 있는 베트남 맥주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베트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음식점이었다.
시킨지 약 5분도 안 돼서 쌀국수가 먼저 나왔다. 아마 쌀국수는 모든 사람들이 주문할 거라는 예상 때문에 그런지 정말 빠르게 나온 메뉴였다. 선호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게 고수와 라임도 함께 나왔다. 하지만 고수 같은 향신료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고대로 놔 두었다. 쌀국수는 면도 맛있었지만 숙주의 아삭함이 살아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숙주의 향을 느끼기에 최적의 메뉴였다. 하지만 딱히 특별함은 없었다. 딱 기본 쌀국수.
그리고 얼마 안 돼서 바로 분짜도 금방 나왔다. 정말 어떻게 이렇게 빨리 나올 수가 있는 건지 지금도 생각하면 신기하다. 분짜는 고기와 고기 튀김, 숙주, 야채, 쌀국수 면을 피쉬 소스에 찍어 먹는 메뉴인데 베트남 음식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피쉬 소스의 새콤 달콤한 맛과 담백한 음식들이 만나서 내는 맛은 자극적인 입맛을 저격하기에 탁월하다.
반쎄오도 역시 바로 나왔다. 반쎄오는 쌀가루 반죽을 얇게 부쳐 여러 야채와 고기 종류를 넣고 반으로 접어 먹는 요리이다. 전에 한 번 반쎄오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 너무 별로였어서 그 이후로 반쎄오를 먹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구가 반쎄오를 먹고 싶어 시키게 된 메뉴였는데, '랑만'의 반쎄오는 내가 처음에 먹었던 반쎄오랑은 확실히 달랐다. '반쎄오가 이래서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는 거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쌀가루 반죽이 굉장히 바삭했고 안에 들어있는 숙주와 고기의 양념이 잘 어우러져서 함께 나온 소스에 굳이 찍어 먹지 않아도 충분히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메뉴는 몰라도 반쎄오는 원래 내가 알고 있던 반쎄오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바꿀 수 있어서 상당히 만족한 메뉴였다.
'랑만'은 쌀국수도 그렇고 분짜, 반쎄오도 전체적으로 양이 많은 편이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5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3가지 음식이 나왔다는 것은 거의 우리가 2인이라 2인 메뉴를 시킬 거라는 예상을 하고 미리 준비를 해 놓지 않은 이상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였다. 빨리 나온다고 해서 나쁠 건 없으니 맛있게 먹었다. 어쩌면 이런 속도 때문에 음식점의 회전율이 빨라 웨이팅이 금방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다.
더현대 서울에 방문해 점심이나 저녁 약속 장소를 고민 중이라면 회전율도 빠르고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랑만 lang man'을 추천한다.
📍 랑만 lang man 더현대 서울점
✔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108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0시 30분 ~ 오후 10시
LAST ORDER 런치 오후 3시, 디너 오후 9시
BREAK TIME 오후 3시 ~ 오후 4시 30분
✔ 주차,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 문의 : 02-3277-0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