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한옥 분위기가 압도하는 음식점 '향화정'에 다녀왔다. 여기는 전날부터 가고 싶어서 고민했던 맛집 중 하나인데 한우육회물회와 꼬막비빔밥, 육회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다. 경주 황리단길은 어딜가나 웨이팅 지옥이기도 했고 '향화정' 역시 웨이팅이 엄청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전날 잠에 들기 전부터 '향화정' 바로 입장을 위한 탄탄한 웨이팅 계획을 세웠고 결국 웨이팅 전쟁에서 살아남아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우리의 웨이팅 계획으로는 오픈 시간 한 시간 반 전에 호텔에서 출발해 10시 쯤 향화정에 도착해 미리 웨이팅을 걸어 놓고 주변에 10시에 오픈하는 카페를 가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알고 보니 'yesiiir(예써)'라는 어플로 원격 줄서기가 가능했다. 그래도 향화정 근처에 있는 유명 카페인 '올리브 Olivee'에서 사람이 없을 때 사진을 마음껏 찍고 와서 엄청 만족했던 계획. 그 결과 웨이팅은 3번째였고 오픈과 동시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도착하면 웨이팅 패드에 폰번호를 입력하면 메뉴 선택 화면이 나온다. 웨이팅과 동시에 주문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웨이팅 등록 후 카톡이 오면 웨이팅 등록이 완료된 것이다. 그 카톡을 통해서 실시간 대기 현황도 확인할 수 있고 미리 주문했던 메뉴 수정도 가능했다. 앞에서 말했듯 향화정은 'yesiiir(예써)'라는 원격 줄서기 어플을 사용하고 있어서 어플 다운로드 후 회원가입을 하면 굳이 오픈 전에 직접 가지 않아도 어플을 통해서 웨이팅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입장이 시작되면 웨이팅 등록 시 입력했던 핸드폰 번호로 입장 안내톡이 온다. 입장 안내톡을 받고 난 후 5분이 지나면 웨이팅이 취소되어 바로 입장이 불가하다고 하니 시간 맞춰 미리 앞에 가 있는 것을 추천한다.
'향화정'은 웨이팅에 대한 공지사항을 아주 자세하게 적어놓았다. 웨이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예상 대기시간도 적어두었다. 술집이 아닌 밥집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그리 느리지 않은 것 같았다. 2인의 경우 3, 4인 팀보다 빨리 좌석이 나기 때문에 웨이팅이 생각보다 짧아질 수 있으니 앞에 너무 많은 팀이 대기하고 있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웨이팅 등록시 브레이크 시간(오후 3시 ~ 오후 5시)이 지나더라도 식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향화정'의 메인 메뉴이자 대표 메뉴는 꼬막무침비빔밥과 경주육회비빔밥, 경주육회물회였는데 동행인 중에 꼬막을 먹지 못하는 친구가 있어서 경주육회비빔밥과 경주육회물회, 해물파전 이렇게 3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육회비빔밥과 해물파전은 많이 먹어보기도 했고 아는 맛이라서 별 기대는 되지 않았는데 육회 물회는 처음 먹어보기도 했고 직접 본적도 없어서 기대감이 엄청났다. 실제로 사람들 리뷰가 상당히 좋아서 더 궁금했다.
기대감이 한창 증폭되었을 무렵 육회 물회와 육회 비빔밥이 먼저 우리 테이블에 등반했다. 예쁜 새빨간 색의 육회에 양념까지 되어있다 보니 더 영롱한 빨간색의 육회 공이 보였다. 마치 아이스크림 스쿱 같은 모양. 맛은 그냥 물회랑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냥 마냥 새콤한 물회 보다는 훨씬 달짝지근함과 육회만의 쫄깃함이 물회와는 확실히 다른 맛이었다. 육회비빔밥을 물회 육수에 퐁당 넣어 먹는 느낌과 비슷하다. 물론 육수 맛은 어느 물회와 같이 초장 맛의 육수긴 했지만 육회에 묻혀져 있는 양념과 육회가 주는 달달함과 시원함, 그리고 담백함이 좋았다.
육회비빔밥은 솔직히 다른 집과는 딱히 차이점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고추장 양념이 없는 줄 알고 고추장을 요청했는데 육회에 양념장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그 양념장으로만 비벼 먹는 것을 추천해 그냥 먹게 되었다. 물론 요청을 하면 양념장을 더 주겠다고 하셨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굳이 더 넣게 되면 살짝 짤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냥 먹었다. 맛이 없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특별함은 딱히 없어서 무난하게 잘 먹었던 메뉴다.
마지막으로 해물파전이 나왔는데 처음에는 이게 해물파전인지 새우파전인지 모를 정도로 새우 밖에 보이지 않아서 마냥 웃겼다. 주문할 때만 해도, 그리고 먹기 전에 비주얼로만 봤을 때만 해도 너무 기대를 안 했던 탓일까? 한 입을 먹어보니 해물파전의 바삭함이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 새우가 많아서 새우가 주는 식감이 화룡점정 역할을 하더라.
아, 그리고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파가 동그랗게 이어져 있다 보니 파전을 뜯을 때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파전을 한 조각을 뜯으려다 안 뜯겨져서 거의 세 조각이 되는 마법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 간에 도움이 필요하다. 이러다 깻잎논쟁에 이은 파전논쟁이 일어날 판이다.
그래도 경주에 가면 양식이나 일식, 중식보다는 그래도 한식을 먹자는 주의였는데 웨이팅도 성공했고 맛있는 음식으로 경주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장식할 수 있어서 아주 만족했던 맛집이었다. 물론 일찍 웨이팅을 한 탓에 카페에서 몇 분 정도 웨이팅을 했지만 오픈과 동시에 바로 입장에 성공해서일까 이 집은 그래도 웨이팅이 이해가 가는 집 중 하나로 꼽을만 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다. 햇빛이 내리쬐는 경주 한옥 음식점 '향화정'에서의 식사. 특히 시원한 한우 물회를 들이키면 더위가 싹 가신다. 대표 메뉴인 꼬막 비빔밥을 먹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래도 후회 없는 메뉴 선택이었다.
📍 향화정
✔ 주소 : 경북 경주시 사정로57번길 17
✔ 영업시간 :
매일 오전 11시 ~ 오후 9시 30분
BREAK TIME 오후 3시 ~ 오후 5시
LAST ORDER 점심 오후 3시 / 저녁 오후 8시 30분
✔ 단체석,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 문의 : 0507-1359-8765
주차는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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